‘황금연휴’에도 지갑 못 열었다···카드이용액 12.7% ‘뚝’, 내수 침체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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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어린이날 연휴 전후 신용카드 사용량이 지난해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부진과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한국은행이 이달 말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기준금리를 하향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3~9일 국내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1년 전보다 12.7%, 전주보다 18.4%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6일이 주말과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등으로 휴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쉬는 날에도 사람들이 지갑을 닫았다는 것이다.
소비를 보여주는 다른 지표들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 3~9일 온라인 지출 금액은 1년 전보다 5.1%, 전주보다 18.9% 각각 줄었다. 같은 기간 가맹점 카드 매출액 역시 1년 전보다 13.4%, 전주보다 22.7% 각각 감소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데이터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겠다”면서 “데이터 중에는 이번 연휴에 소비가 얼마나 늘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연휴가 소비 진작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한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과 기준금리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29일 발표할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대로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도 현재 2.75%에서 2.50%로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4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0.8%로 낮추면서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가시적인 내수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소비 침체는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1분기 민간 소비는 오락 문화, 의료 등 서비스 소비 부진으로 전 분기보다 0.1% 감소했다. 민간 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0.1%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0.0%포인트로 떨어졌다.
전망도 밝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최근 경제 동향에서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의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